티스토리 뷰
거의 1년여 만에 포스팅이다. 데브코스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의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에 대해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키보드에 손을 올리게 되었다. (오글거릴 수 있으니 미리 말씀드립니다.)
사실, 살면서 힘들다는 감정을 경험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도록 노력해 왔고, 실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비해 나의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말로 힘들다는 감정을 겪어왔다. 몇 번의 탈락을 경험했는지 세는 것을 까먹었으며, 개인적인 사정, 서울에 잔류하느냐 부산으로 돌아가느냐, 강아지의 아픔 등 단기간에 닥쳐왔다.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갔을 때, 주변에서 살이 너무 빠졌다고 하여 몸무게를 재보니 10kg 정도 빠져있었다. 여러 가지의 일들을 겪기도 했고 불규칙적인 습관과 취업 준비로 인하여 집에만 있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상태였다. 지금 당장은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하여 푹 쉬면서 건강 회복에 전념한 것 같다.
특히, 지인들로부터 응원을 정말 많이 받았다. 연락을 자주 하지 못해서 미안한 감정이 있었는데, 다들 자신의 일처럼 걱정해 주고 응원해 주니 큰 힘이 되었고 너무 고마웠다. 지금도 사실은 글을 써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게 어떠냐는 조언에 글을 쓰고 있다 ㅋㅋ (고마워 진짜)
다행히, 힘들 것 같았던 강아지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눈앞에 닥친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기 시작했다. 차근차근 해결하다 보니 내가 왜 고작 이런 것들로 힘들었을까 돌아보게 되었고, 이성적인 사고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제는 지난날의 나를 돌아보며 계획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데브코스 이후에 어떻게 살아왔는가?
부끄럽지만 데브코스 수료 이후 깃허브의 빈 잔디에서 증명되듯이, 번아웃이 와버렸고 의미 없는 나날을 보내는 연속이었다. 게임을 할 때 나오는 한순간의 도파민에 이끌려 시간을 낭비해 왔었다.
게으르고, 간절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자만하게 되었다. 남들보다 월등하다고 할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주변에서 개발 정말 잘한다고 해줬던 말을 듣고 안일한 생각을 가졌다. 우매함의 봉우리에 서서 낙관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다가, 본격적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바라보니 그 끝에 닿는 것이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그때 절망의 계곡에 떨어지게 되었고 헤어 나오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번아웃을 극복하게 된 계기도 이제는 진짜 안 되겠다고 깨달았다기보다는... 상반기 공채 시즌이 되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 같다.
꽁꽁 얼어붙은 채용시장 위로 신재윤이 걸어갑니다
준비가 미흡하다고 생각하여, 이력서를 수정만 하는 나날이 지속되었다. 주변으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았고, 여러 회사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많은 탈락을 경험했고 세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답답한 마음에 데브코스 멘토님들, 주변 지인, 심지어 유료 이력서 피드백에도 수십만 원을 썼다. 그럼에도 돌아오는 답변은 "이 정도의 이력서면 그래도 신입 수준에서는 이미 충분한데..? 더 수정할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였다. 그러나, 코딩테스트까지 가지도 못하고 서류탈락을 경험한 적이 대부분이었기에 답답한 마음이었다.
2024년 상반기의 채용시장이 정말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하는 사람은 취업을 한다. 그래서 신입 수준에서 충분한 데의 이력서는 이제는 매력이 없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자기 객관화를 하기 시작했다. 채용 프로세스를 생각하며, 채워나가야 할 부족한 부분을 고민했다. 채용 프로세스는 크게 이력서, 코딩테스트, 면접으로 3가지이다.
부족한 부분들 (1) - 이력서
객관적으로 나의 이력서를 보면, 백엔드적인 요소보다 인프라적인 요소가 많은 이력서라고 생각되고 고민한 흔적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내 이력서의 주된 키워드인 동시성, 검색 쿼리 최적화, DBCP 튜닝, nginx 튜닝, 모니터링을 통한 성능 최적화 정도는 신입 수준에서도 조금만 고민해 보면 충분히 나올 이야기이고 나와 비슷한 지원자 사이에서 매력을 어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또, 주변에서 해준 피드백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 기준에서 충분하다는 의미였을 것 같다. 애초에 재료 자체가 뛰어난 재료가 아닌데 극강으로 요리해 봐야 나오는 결과물은 한정적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력서에서 프로젝트의 개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로는 한정적이다.
흔히 MSA, 카프카, 웹플럭스, 엘라스틱 서치 등은 신입의 이력서에 맞지 않다고들 많이 이야기한다. 나 역시도 이에는 동의한다. 이 정도의 기술이 필요한 트래픽을 경험해 보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워낙 어려운 기술이라 겉핥기식으로만 공부하고 이력서에 적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가졌던 잘못된 생각은 아예 볼 생각조차 안 했다는 것이다. 물론, 부족한 시점에 다른 것들을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솔직하게 기초적인 부분에서 확실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저런 기술들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일단 사용해보고 나서 왜 저런 기술들이 실무에서 유용하고 주된 기술로 자리 잡았는지, 기초적인 부분에서 어떤 것이 부족하여 저런 기술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기초적인 기술도 제대로 답변 못하면서 어려운 기술도 겉핥기로만 할 거면 왜 적냐라는 말보다, 지금의 채용시장에서 매력적인 지원자가 되려면 기초적인 기술도 제대로 답변하고 어려운 기술도 적절하게 잘 사용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지원자라는 이야기이다.
결과적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여러 기술을 사용하고 녹여내보려고 한다. 물론, 어려운 기술에만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부족한 부분들 (2) - 코딩테스트
나는 코딩테스트를 정말 못한다. 진짜 진짜 심각한 수준이다. 기회는 많았지만, 계속 미뤄왔던 것 같다. 알고리즘 문제를 푸는 것보다 코드를 작성하며 개발하는 게 즐거웠고 숙제 같은 느낌이라 너무나 하기 싫었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하며 정신이 번쩍 든 경험이 있다. 내가 맡은 도메인 중 하나가 너무나 방대하여 다른 팀원과 페어 프로그래밍으로 진행하는 도메인이 있었는데 꽤나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을 구현해야 했었다. 막막하여 어떻게 하나 고민만 하던 와중, 다른 팀원이 마치 코딩테스트 문제 풀 듯이 접근하여 코드를 작성한 것을 보고 흔히 말하는 "코딩테스트 빡구현"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은 변질되어서 취업을 위한 코딩테스트라고 많이들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딩테스트라는 문화가 도입된 것의 이유를 알게 되었고, 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생각의 전환을 하고 나니 문제를 푸는 것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
나의 가장 약점인 코딩테스트는 성실함의 척도이기도 하다. 단기간에 늘지 않으며, 하루에 조금씩 꾸준하게 풀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뭐 다를 것 없다. 그냥 계속 풀면 된다.
부족한 부분들 (3) - 면접
부끄럽지만 면접 스터디를 진행해 오며 많이 들은 말이 있다. "재윤 님은 면접까지 가기만 하면 무조건 합격할 것 같아요". 나는 면접에서 크게 긴장하지 않는 편이다. 특히나, 개발자의 관문인 기술 면접은 자신이 아는 지식에 대하여 편하게 커피챗하는 느낌이라 더욱 긴장하지 않는 것 같다.
면접에 있어서 소프트적인 스킬을 수정하기 보다는, 잊어버리지 않게 지속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CS 지식은 내가 개발 공부를 하며 가장 흥미 있어하는 부분이라 꽤나 깊게 공부하기도 하고 재밌어서 지치지 않는다. 다만, 네트워크,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는 괜찮은데... 알고리즘과 자료구조는 사실 많이 미약하다.
결과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꾸준한 복습과 제발 알고리즘과 자료구조 좀 열심히 보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
취업 준비를 한다는 압박감에 마냥 집에만 있었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버텨줘야 장기전에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여, 다시 운동도 시작했다. 또, 사람을 아예 만나지 않고 준비하는 것보다 이번에 많은 사람을 만나며 얻은 에너지를 생각하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MBTI를 그렇게 믿는 편은 아니지만, 집에만 있다 보니 I로 바뀐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사람을 만나는 게 좋은 것을 보니 역시나 나는 확신의 E인가 보다.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보낸 시간이 의미 없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힘들다는 감정을 겪어봤기에,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하반기는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며, 개발자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Retrospect >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일기] vscode 오류 잡으려고 난리 부르쓰 (3) | 2022.08.11 |
---|
- 백엔드 데브코스
- Java 실행원리
- JVM
- Runtime Constant Pool
- flex box
- Dynamic Loading
- 코딩부트캠프
- 컴퓨터 성능 지표
- extension 다운 안됨
- 프로그래머스
- CPU execution time
- JVM Execute Engine
- flex vertical align
- Java 컴파일러 동작 원리
- Hotspot Compiler
- JVM Runtime Data Areas
- vscode 오류
- string pool
- 클라우드 기반 백엔드 데브코스
- 자바 동적로딩
- Java Compile time
-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
- flex align
- JVM 실행원리
- JVM Memory Areas
- JIT Compiler
- JVM ClassLoader
- flex 수직정렬
- wsl2 오류
- 가변객체
- Total
- Today
- Yesterday